책이나 SNS 등을 서핑하다 보면 좀 더 투자를 일찍 시작했다면 하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경제나 금융에 일찍 눈을 뜨고 빨리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어 유리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 부분에서 성인이 되기 전에 일찍부터 금융에 관심을 갖도록 문화적으로 분위기가 조성되는 유태인들의 이야기가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최근에 그러한 인식이 많이 퍼지면서 20~30대는 물론이고 자식의 경제공부를 초등학교 때부터 시키는 학부모들도 늘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미성년 고딩들이 주식을 시작하는 사례들도 꽤나 놀랍다. 라때 부모님한테 주식한다는 소리를 했다간 부모님의 반응이 어땠을까? 뭐 사실 지금도 투자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기는 하다.
나 또한 그런 부분에 크게 공감하는 부류였다. 전 세계의 금융시장을 유태인이 지배하고 있는사례들을 보면 동의를 안 할 수가 없다. 내가 초등학교 때 주식을 시작했다면 지금쯤 건물 한 채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무의미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 않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어린이 투자교육 영상
아쉽게도 나의 첫 투자는 삼십대가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나름 심사숙고하며 꼼꼼하게 공부하면서 돌다리를 수십 번 두드리며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시작한 만큼 첫 투자치고는 수익도 나름 괜찮은 편이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만약 내가 지금보다 조금 일찍, 예를 들어 이십 대 때 투자를 시작했다면 상황이 과연 지금보다 나아져 있을까?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현재 나의 대답은 한치의 망설임 없는 'NO'이다.
요즈음 절실히 깨달은 것은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것은 기업에 대한 지식이나 금융에 관한 인사이트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생각에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객관화 능력 또는 심리적 감정적으로 자신을 컨트롤하는 자기 통제력 같은 것이다.
삼십 대가 되면서 나는 이십 대와는 전혀 다른 동물이 되어갔다. 독서를 꾸준히 하게 되면서 문해력과 사물을 보는 인사이트가 늘어났고, 또 명상을 시작하며 자기 절제력과 통제력도 늘어났다. 그나마 다행히 투자를 조금 시작해 볼 수 있는 소양 정도는 갖추었던 것이다.
독서습관은 투자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반대로 나의 이십 대는 십 대 시절 보다도 더한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감정기복이 매우 심했고 또 쉽게 우울해지기 십상이었다. 간단한 의사결정을 하루에도 몇 번씩 번복하는 일들이 잦았고 또 내부의 충동과 외부의 자극에 매일매일 힘겹게 투쟁하는 애정결핍 중증의 뭐 그런.. (이하 생략). 그러한 녀석이었다.
한 마디로 이십대 시절의 나는 투자와 같은 일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그러한 소양들을 다분히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했던 이십대의 내가 투자를 시작했었다면? 오르내리는 차트를 보며 경거망동 일희일비를 반복하다 레버리지까지 끌어와서 다 날리고 아마 지금쯤 파산해서 빚쟁이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이십 대때 만약 내가 투자라는 것에 우연히라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면? 진짜 간담이 서늘하다.. 여하튼 결론은 그나마 내가 삼십 대에 투자를 시작해서 조온나 다행이라는 것이다.
결론은 투자를 빨리 시작하건 늦게 시작하건 크게 상관은 없는것 같다. 단지 그전에 현재 본인이 투자에 적합한 사람이 맞는지 냉철하게 따져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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